[FunFun 문화현장]
<앵커>
보름달을 닮은 조선의 도자 달항아리. 유려한 곡선미와 유백색의 은은한 색채로 푸근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이용순 작가는 그런 달항아리의 매력을 옛 방식 그대로 재현합니다.
이주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이용순 달항아리전 / 9월 24일까지 / 후지시로 세이지 북촌스페이스]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같이 둥근 백자 달항아리.
안정감 있게 몸체를 떠받치는 굽에서 중간 허리 부분까지가 위쪽의 구연부까지와 대칭을 이룹니다.
그렇지만 완벽하게 둥글지는 않은 비정형으로 도자마다 모양이 조금씩 다릅니다.
[이용순/작가 : 그것을 아래, 위를 붙여서 성형을 하다 보면, 붙여서 굽다 보면은 의도적이지 않은 그러한 형태가 나오는 거죠.]
색도 약간 푸른 기가 돌거나 은은한 우윳빛의 유백색으로, 빛에 따라 다양한 백색을 보여줍니다.
[이용순/작가 : 유백색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서 그 색상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마의 요변에 의해서 유백색이라는 색상이 만들어지는 거기 때문에….]
형태적으로 보름달뿐 아니라, 풍만한 여인의 모습을 상징한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일본의 근대 문학가 무로 사이세이는 '이조부인'이라는 글에서 "부드럽게 부푼 몸통은 보름달처럼 아름답고, 질감은 여성의 피부처럼 섬세하다"고 표현했습니다.
오래된 달항아리의 경우 표면 일부가 변색되기도 하는데, 매끈한 표면보다 오히려 더 귀하게 대접받기도 합니다.
[이용순/작가 : 안에서 뭘 담아놨던 것이 배 나오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도자기는 숨을 쉬어야 된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쪽에서 중점을 둬서 연구하고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무심한 듯하면서도 뚜렷하게 드러나는 존재감.
도자기 수리공이었던 이용순 작가는 그 푸근한 순백의 매력에 빠져 옛 방식 그대로 달항아리를 빚어냅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VJ : 오세관)
이주상 기자 joos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