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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안내] [서울문화투데이] 《후지시로 세이지 X 이목을 : 관계의 교감과 소통의 미학》展…어둠 속 희망에 대해
등록일2023-04-29 조회수587
《후지시로 세이지 X 이목을 : 관계의 교감과 소통의 미학》展…어둠 속 희망에 대해 - 서울문화투데이 (sctoday.co.kr)


후지시로 세이지 북촌스페이스, 4.26~5.28

이목을 작가 신작 점정(點睛) 3점 공개

“고통은 하늘이 준 보약이다.”라는 말로 자신의 태도를 설명하는 중견작가 이목을의 개인전이 개최된다. 후지시로 세이지 북촌스페이스(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92)에서 26일 시작해 오는 5월 28일까지 관람객을 만난다.

이목을 작가를 수식하는 말은 다양하다. 극사실회화의 대가, 혹은 스마일 작가가 그 대표적 예다. 또한, <청춘만담>이라는 저서를 펴내기도 했고 최근에는 tvn의 예능 프로그램 <운탄고도 마을호텔>에 출연하기도 하며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예술인이다.

이 작가는 활동 범위 만큼이나 다루는 주제나 표현기법 또한 다양하다. 극사실기법으로 사과나 대추를 그린 <공空> 작품들은 실제 대상보다 더 사실 같아서 보는 이로 하여금 혼돈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스마일 연작과 같이 극단적으로 단순화된 세계가 있다. 표면상으로는 극단을 오가는 작가이지만, 이 모든 것이 이목을의 것이라 말할 수 있는 근거는 태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작가는 어린 시절 한 눈을 실명하였고, 이후 또 나머지 한 눈마저 시력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진단을 받았다. 스마일 시리즈는 시력 상실이라는 시련 가운데서 태어난 작품이다. “고통은 하늘이 준 보약이다.”라는 말은 이 작가가 어떻게 스마일 시리즈를 그려냈는지 느껴볼 수 있는 말이다. 작가는 극사실 기법으로 사과를 그리면서 비움을 드러내고자 했고, 고통을 통해서는 역설적으로 스마일을 만들어냈다. 양극단의 속성들은 태도를 통해, 혹은 작업을 통해 결국 그의 화폭에서 하나로 어우러진다.

작가는 삶과 맞닿아 있는 부분에서 작업의 소재를 찾고, 주제를 찾아왔다. “눈에 보이는 것은 완전히 다를지 몰라도 내재된 의미는 내게 똑같다. 작가는 극사실적이든 스마일이든 앞으로 펼쳐질 그림들 모두 나의 예술세계 안에서는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라고 말한다.


삶의 다양한 순간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은 그에게 자주 ‘변했다’라는 평가를 가져다 준다. 하지만 이 작가는 하나의 세계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움직인다. 그 때문에 스스로를 중구난방이라고 지칭하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에는 항상 절실함이 숨어있다.

김광명 숭실대 명예교수는 중구난방의 의미를 다중성으로 해석하며, 이 모두가 아우러진 삶의 복합성을 어떻게 단순화해 한 차원 높은 미적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가가 작가의 예술적 역량이라고 말한다. 현대의 많은 작가들이 기술적인 기교나 기발한 해프닝, 이벤트에 치중할 때에, 작가 이목을은 ‘절실함’을 갖고서 미적 가치의 바람직한 지향성을 제시한다고 평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이 작가는 <점정點睛> 세 점을 완성했다. 작가는 <점정點睛>으로 채움을 통해 비움을 말하고, 고통을 통해 스마일을 말해온 모든 과정들이 하나로 수렴하는 순간 선보인다. 백자가 그려진 <점정點睛> 작품은 그가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묘사를 극도로 절제하며 완성했다. 그가 그림에서 보여주는 것은 백자가 아니라 백자의 가장 도드라진 부분에 던져진 한 줄기 빛이다. 그 한 줄기 빛을 보여주기 위해 그는 배경을 그리고 백자를 그렸다. 시력을 많이 잃은 탓에 그가 보는 세상은 흐릴지 모르지만, 대신에 가장 단순하고 절대적인 한 줄기 빛을 만날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일상의 생각과 메시지가 녹아있는 하루화담 시리즈, 그리고 고통을 넘어선 단순함의 세계 스마일, 오늘날 그의 시작을 알린 극사실회화 등 이목을 작품세계 대표작들을 선보인다.

북촌스페이스는 카게에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를 소개하는 공간인 한편, 한·일 양국의 작가들이 작품으로 소통하고 표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목을 작가는 이번 북촌스페이스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한국 작가다. 주최 측은 한국 화단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중견작가들을 후원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으며, 앞으로도 한국 중견 작가를 위한 전시를 기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작가는 이 전시를 통해 자신을 넘어서기 위한 새로운 시작점을 만난 것 같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번 전시는 이 작가의 신작을 애타게 기다린 이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관람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19시까지 가능하다. 월요일은 전시장 휴관이다. 관람료는 1만 원으로, 음료가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