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사실주의 회화의 대가 이목을 작가, 소통의 미학 선보인다:시대일보 (sidaeilbo.co.kr)
후지시로 세이지 북촌스페이스(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92 )가 4월 26일부터 5월 28일까지 중견작가 이목을이 신작 점정(點睛) 3점을 포함해 관계의 교감과 소통의 미학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연다.
이목을 작가 앞에는 다양한 수식어가 놓인다. 극사실회화의 대가, 혹은 스마일 작가가 그 대표적 예다. 작가는 이라는 저서를 펴내기도 하였으며 최근에는 tvn의 예능 프로그램 에 출연하기도 한 만능예술인이다.
활동 범위 만큼이나 작가가 다루는 주제나 표현기법 또한 다양하다. 극사실기법으로 사과나 대추를 그린 작품들은 실제 대상보다 더 사실 같아서 보는 이로 하여금 혼돈을 불러일으킬 정도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스마일 연작과 같이 극단적으로 단순화된 세계가 있다. 표면상으로는 극단을 오가는 작가이지만, 이 모든 것이 이목을의 것이라 말할 수 있는 근거는 태도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어린 시절 한 눈을 실명하고, 이후 또 나머지 한 눈마저 시력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진단을 받았다. 스마일 시리즈는 시력 상실이라는 시련 가운데서 태어났다. “고통은 하늘이 준 보약이다”라는 말은 그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스마일을 그려냈는지 잘 드러내는 말이다.
작가는 극사실 기법으로 사과를 그리면서 비움을 드러내고자 하였고, 고통을 통해서는 역설적으로 스마일을 만들어냈다. 양극단의 속성들은 태도를 통해, 혹은 작업을 통해 결국 그의 화폭에서 하나로 어우러진다. 그러므로 그의 작업은 작업 자체만으로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이목을에게 있어 작품은 곧 삶이다.
작가는 삶과 맞닿아 있는 부분에서 작업의 소재를 찾고, 주제를 찾아왔다. 그런 자연스러운 과정에서 그는 자주 변했다는 판단도 받긴 하지만, 작업을 대하는 태도는 한결같다. 작가는 “눈에 보이는 것은 완전히 다를지 몰라도 내재된 의미는 내게 똑같다. 작가는 극사실적이든 스마일이든 앞으로 펼쳐질 그림들 모두 나의 예술세계 안에서는 동일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한다.
작가는 이 전시를 위해 세 점을 완성했다. 이 세 점을 완성하기 위해 지난한 시간을 보냈다. 이 인고의 시간을 거쳐 비로소 물감 방울 세 개가 화폭 위에 던져졌다. 채움을 통해 비움을 말하고, 고통을 통해 스마일을 말해온 작가의 모든 과정들이 하나로 수렴하는 순간이었다. 백자가 그려진 작품은 그가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묘사를 극도로 절제하며 완성했다.
북촌스페이스는 사랑‧공생‧평화를 한 평생 다루어온 카게에(그림자 회화)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를 소개하는 공간이자, 한·일 양국의 작가들이 작품으로 소통하고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한국작가로는 처음으로 이목을 작가의 전시를 기획했다.
전시는 월요일 휴관, 화요일~일요일 10시부터 19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02-774-4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