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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안내] [뉴스프리존]예술이라는 탐사선을 띄우고 있는 '이목을' 작가
등록일2023-04-29 조회수532
예술이라는 탐사선을 띄우고 있는 '이목을' 작가 - 뉴스프리존 (newsfreezone.co.kr)

26일~5월 28일 후지시로 세이지 북촌스페이스 초대작가전

현대미술 주요 키워드 '껍질'터치...희뿌연 세계에 대한 천착

희미한 빛만이 어렴풋이 대상을 감지케 한다. 형상은 분명치 않다. 그래도 형상은 빛으로 자신의 존재신호를 보낸다.
작가는 그것을 화폭에 펼쳐내고 있다. 실명 직전에 있는 한쪽 눈의 감지를 정상적인 또 한 쪽 눈의 감성으로 캔버스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26일~5월 28일 계동 후지시로 세이지 북촌스페이스에서 전시를 갖는 이목을 작가의 이야기다.



사실 그린다는 것은 빛이 만들어낸 색을 드러내는 작업이다. 물감의 방울 세 개가 화폭 위에 던져진 작품은 실명의 눈에 다가선 대상에서 반사한 빛의 순간적 모습이다.
묘사가 불필요한 세계다. 달항아리 작품도 백자가 보내주는 한 줄기 빛의 드러냄이다. 성한 눈이 그려준 배경과 백자의 모습은 한줄기 빛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자연스레 관람객들은 희미한 빛을 보게된다.


이 지점에서 작가가 의도했건 그렇지 않았건 상관없이 현대미술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껍질’에 이르고 있다.
실재에 이르는 길을 막고 있는 불투명한 껍질을 마주한 것이다. 작가는 표상들의 껍질을 정면으로 드러내고 있다.



인간은 보이지 않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보이게 할 수 밖에 없다. 과학에서도 실험을 통해 여러 자료를 얻어서 보이지 않는 실체에 다가선다.
빛을 매개로 한 형상들의 표상으로 우리는 존재에 다가서려 한다. 어쩌면 그것은 인간의 존재사유 방식일지 모른다. 예술이건 과학이건 추상방식으로 인식의 틀을 만들어 간다.


“먼 하늘에서 반짝이는 천체 현상을 관측하여 인간의 운명과 장래를 추상해 내는 점성술도 예외가 아닙니다. 하늘에서 일어나는 일과 땅에서 일어나는 일이 서로 영향을 준다는 인식의 틀이 됐지요.”
작가는 그런 현상의 세계를 특정방식으로 소비하고 일정 시간이 흐른 후 폐기한 것이 인류역사라고 말한다. 우리는 풍부한 현상의 세계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적 추상은 우리를 둘러싼 어렴풋한 것에 대한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는 모든 것이 추상화되고 계속해서 추상화 되는 이 곳에서 살고 있다. 이 곳을 제대로 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껍질은 때론 견고한 성채처럼 우리를 좌절케 합니다. 저 멀리 우주에 떠있는 행성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껍질의 다양한 현상,표상들을 모아 추상하는 것입니다.
껍질이 희뿌연 ‘너머의 세계’로 데려다줄 탐사선이 돼 이곳을 제대로 보게 해주리라 확신합니다.”


그는 껍질과 내용물이란 이분법을 제거해 나가고 있다. 그가 지금 예술이라는 탐사선을 띄우고 있다.

출처 : 뉴스프리존(http://www.newsfreezo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