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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안내] 전시 ‘후지시로 세이지,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빛과 그림자 사랑과 공생을 이야기하다
등록일2021-09-01 조회수1,009
“빛과 그림자는 인생 그 자체, 우주 그 자체이다. 나는 빛과 그림자로 자연의 아름다움, 살아 있는 생명의 소중함을 그리는 것과 동시에 인생을 그려 가고 싶다.”
(후지시로 세이지)


‘석양 속 사랑의 기적’ 2004
 ‘서유기_손오공의 얼굴’ 1958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기간 ~2021년 10월12일

-티켓 일반 1만8000원, 청소년 1만4000원, 어린이 1만 원

-시간 화~일, 10~19시(입장 마감 18시20분, 매주 월요일 휴관)

후지시로 세이지는 세계 유일의 카게에影絵 거장이다. 카게에는 그림자 회화로 밑그림을 그리고 잘라 셀로판지를 붙이고 조명을 스크린에 비추어 색감과 그림자로 표현하는 독특한 장르의 예술이다. 후지시로 세이지는 10대에 남다른 재능으로 일본의 독립미술협회전, 국화회전, 신제작파전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1949년 요리우리신문사가 주최한 ‘일본 앙데팡당전’ 첫 회부터 몇 차례 출품한 실력가였으나 그는 홀로 걷는 길을 택했고, 이후 카게에에 전념하며 그 방면에 독보적인 존재로 거듭났다. 그의 작품은 NHK방송 개국 시험 방송부터 방송 콘텐츠의 큰 역할을 담당하며 대중에게 깊이 스며들었고 수많은 기업들에게도 사랑 받았다. 수차례 국가 훈장과 예술 문학상을 받았으며 98세인 지금도 폭넓은 작품 활동으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전시는 작가의 초기 흑백 작품부터 최신작까지 여러 갈래의 테마로 준비된다. 초기작인 ‘서유기’,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을 소재로 한 작품을 비롯해, 평화와 사랑 그리고 공생이라는 궁극적인 테마로 150점 이상을 작품을 소개한다. 작품들은 지금까지 접할 수 없던 신비롭고 아름다운 환상의 세계를 관람객에게 선사하며 메마르고 각박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따뜻한 메시지와 감동을 전한다.

전시는 창작 활동의 원점, ‘모노크롬의 시대’부터 시작한다. 제2차 세계 대전 직후 초토화된 도쿄에서 후지시로 세이지는 카게에 제작을 시작했다. 평화를 기원하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잿더미에서 구할 수 있는 골판지와 전구를 사용해 빛과 그림자의 카게에를 보여 주었다. 새까만 실루엣과 빛의 절묘함이 빚어내는 조화는 강렬한 인상 그 자체다. 그리고 ‘실루엣에서 빛의 예술로’ 진화한다. 모노크롬 작품과 새롭게 컬러로 제작한 작품을 대비하며 여러 기법을 구사한 카게에 예술의 무한 가능성이다.

‘색채의 향연’은 나뭇잎 하나, 눈송이 하나,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오려 낸다. 밝은 빛과 어두운 빛의 밸런스, 오려 붙인 재료, 질감의 투과율까지 치밀하게 계산하여 완성하는 찬란한 색채의 카게에, 그 강렬한 이미지가 눈에서 가슴 속으로 새겨진다. 후지시로가 이끄는 극단 모쿠바자는 일본 상업 연극 역사에 큰 업적을 남겼고, 장난기 많은 커다란 눈으로 일본에서 큰 사랑을 받는 개구리 ‘캐로용’은 후지시로가 탄생시킨 오리지널 캐릭터다. 후지시로는 원래 콘서트나 공연 목적으로 설계되지 않은 일본 부도칸에 음향 장비 설치와 원형 무대를 만들어 10대의 스포츠카를 달리게 하는 연출을 과감히 시도했다. 모든 것이 새로운 시도였으나 그가 고안한 등신형 봉제 인형극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그 후 부도칸에서 4년간 11차례나 캐로용쇼가 개최됐다.

후지시로는 이번 전시를 열며 “내 생애 마지막 작품이라 여기며 혼신을 다했다. 수많은 작품 중에서 ‘잠자는 숲’은 한국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했다. 나는 한국을 잘 알고 싶고, 한국을 더 가까이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디즈니’라 찬사받은 후지시로는 빛과 그림자를 통해 사랑과 공생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한다.

김은정 기자

[출처] 매일경제 https://www.mk.co.kr/news/culture/view/2021/07/661987/
[작성] 2021년 7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