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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안내] 강혜숙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전시회, 성화 작품에서 희망과 위로를“
등록일2021-09-01 조회수1,392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展, 작품 ‘예수 탄생’ <사진 제공=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강혜숙(클라라) 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후지시로 세이지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전시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0월 12일까지 이어져

그림자회화의 거장...정제된 빛과 그림자 신비 담아

성경 주제 성화 작품 전시...평화와 사랑, 공생 추구

세례는 받지 않았으나 구도자의 모습 엿볼 수 있어


[인터뷰 전문]

그림자회화라는 독창적인 장르로 성경 말씀을 그린 특별한 성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카게에의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의 작품을 총망라한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전(展)`인데요.

이색 성화를 포함한 동심 가득한 160여 작품들이 자연의 신비와 생명의 존엄함을 담고 있어 특별함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국내 처음으로 후지시로 세이지의 대형 전시를 기획한 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강혜숙 클라라 대표 연결해 전시 소식에 관해 들어보겠습니다.

▷강혜숙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전’을 여는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가 세계적인 ‘카게에’ 거장이라고 하는데요. ‘카게에’라는 게 어떤 예술 장르인지요?

▶생소한 단어이실 텐데 우선 단어를 풀어보면 카게에의 카게는‘그림자’, 에는 `그림’을 의미합니다. 스케치한 그림에 빛이 투과될 부분을 하나하나 오려내서 그 뒤에 셀로판지나 조명 필름으로 색채를 입히고 빛을 투과해서 완성해 가는 작업의 회화입니다.


▷작품을 보면 그림자 실루엣 애니메이션이나 중국의 피잉시(皮影?) 같은 그림자극과 비슷해 보이는데요, 어떤 면에서 특별하고 독창적인 장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까?

▶그림자극은 아시아의 전통적인 민족예술입니다. 작가는 인도네시아와 중국의 그림자극을 보고서 크게 감동을 받았는데요. 나아가 이 그림자극이 터키나 유럽 등으로 퍼져나가서 전기 발명이나 영화, 이런 새로운 문명으로 이어지게 되잖아요. 영상으로 발전해 가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카게에 작업을 시작하게 됐는데요. 작가는 그림자극처럼 움직이는 그림자의 아름다움 속에서 한순간 멈춰진 움직이지 않는 정제된 빛과 그림자의 신비를 담아내기 위해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걷기 시작한 거죠. 80년 가까이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작업을 직접 보시면 아시겠지만 누군가가 오랜 세월 동안 인내로 지속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닙니다. 노동이거든요. 나뭇잎 하나하나 섬세하게 오려내서 붙이고 그런 걸 5000여 점을 작업해 온 장인인 거죠.


▷한일 양국의 수년째 껄끄러운 갈등 상황에서 낯설고 생소한 일본의 ‘카게에’ 작품을 대형 전시로 기획한 데는 남다른 의도가 있어 보입니다. 어떻게 후지시로 세이지의 전시를 준비하셨습니까?

▶전시를 준비한 의도는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 번째 의미로는 각박하고 자극적인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좀 더 희망적이고 문화예술을 접해서 여유를 찾고 노장의 손길에서 빚어낸 작품을 통해서 우리가 서 있는 이 시점에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했고요. 두 번째로는 한일 관계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나라이고 뗄 수 없는 빛과 그림자처럼 함께 엉켜왔는데요. 무엇보다도 문화와 예술만큼은 모든 것을 초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국이 어려운 시기지만 조금이나마 관계가 유연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했습니다.


▷무려 160점이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는데요. 어떤 작품들인지 소개를 해주시면요?

▶이번 전시는 작가의 창작활동을 연대기로 구성했는데요. 소년 시절의 작품부터 작가로서의 초기작인 모노크롬, 대표적 서유기가 있겠고요. 상아, 최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올해 98세의 고령임에도 한국 전시에 특별한 애정을 쏟았다고 들었습니다. 지금도 작품 활동을 하시나요?

▶지금도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계시고요. 이번 전시를 위해서 특별히 작업한 작품도 있고 신작들도 많습니다. 한국 전시를 위해서 7~8시간 작업하셨습니다.


▷일본에서는 가히 독보적인 인물로 꼽힌다고 하고 한국에서도 60년대, 70년대를 사셨던 분들은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를 낯설지 않게 여긴다면서요?

▶이미 60년대, 70년대 선생님이 작업해 온 작품들이 국내에서도 TV나 이런 데서 방영이 됐었어요. 예를 들어서 영창피아노 CF도 있고 피아노 회사의 광고도 다 일본 광고였고요.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에 대한 관심은 어느 정도예요?

▶일본이 60년대부터 고도 성장기를 맞이하잖아요. 일본의 1세대 아이돌을 만든 장본인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케로용’이라는 스타를 만들어냈고요. 일본 열도를 달구다시피 했으니까요.


▷일본의 아이돌 1세대라고 하니까 어느 정도인지 능히 짐작이 됩니다. 후지시로 세이지의 많은 작품들은 동화를 소재로 하거나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환상적인 작품이고 또 어린이를 위한 인형극 등 인기가 많았는데요. 특별히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유가 있습니까?

▶작가는 무엇보다도 가족애를 되게 중요시했는데요. 1960년대는 그 당시 작가가 극장 객석은 아이들이 주역이라고 할 정도로 캐치프라이를 만들 정도였어요. 아이들 사랑이 각별했고 또 일본의 고도성장기에 어린이 인구가 굉장히 비중을 많이 차지했었는데 1960년대 중반부터 아동극 붐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는 연극 관람을 하더라도 학습적으로 선생님과 함께 관람하기보다 가족을 중심으로 해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연극을 관람하고 또 관객과 무대가 하나가 돼서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연을 많이 기획을 했고요. 그리고 무대와 아이들 이어주는 사회자를 세워서 상영 도중에 사회자가 아이들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객석의 아이들을 무대로 불러서 아이들의 생각을 말하게 한다든지 무대와 객석이 일체감을 주는 방식으로 공연을 했어요. 1960년에서 70년 초반에 팽창하고 있던 고도성장기로 일본의 가족 분열 등이 사회 문제가 됐었는데요. 당시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이라는 소설이 있잖아요. 마지막 공연으로 뮤지컬을 상영하게 되는데 가족애를 다시 한 번 강조하게도 하는 공연이었습니다.


▷앞서 그림자 회화로 그린 이색 성화가 전시된다고 소개를 해드렸는데요. 환상적이고 동심 가득한 다수의 작품들에 비해 성화가 많지는 않지만 감동과 여운이 크다는 평가가 있더군요. 독실한 신앙인이신가요? 어떻게 ‘카게에’ 성화를 그렸습니까?

▶작가는 세례는 받지 못했는데요. 어렸을 때 작은아버지께서 종교인이셨고 작가께서 학생 때 주일학교 때 인형극을 해서 봉사활동을 했어요. 그리고 10년 전에 돌아가신 부인의 장례도 성당에서 장례미사로 봉헌하셨고요. 어렸을 때부터 기독교적인 환경에 노출이 되어 있었기에 성서에 대한 관심은 굉장히 많았을 것 같고요. 그리고 작가는 만물을 관장하는 신의 위대함과 성서가 가지고 있는 깊은 의미 그리고 인생의 지침이나 경고같은 게 느껴지는 작업을 무척 하고 싶었고 그래서 그거를 카게에로 표현한 성화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포근한 한줄기 빛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작가는 성경을 읽으면 읽을수록 크기와 무게에 압도돼 시각적으로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현대적인 시점에서 어떻게 그려야할지 고민이 많았다는데요. 어떤 말씀들을 작품에 담았습니까?

▶대표적으로 천지창조입니다. 천지창조만큼 규모가 크고 장엄한 이야기는 없을 텐데 작품은 빛이 있으라. 세상이 시작되면서 인간이 창조되기까지 그리고 아담과 이브의 에덴동산, 노아의 방주, 바벨탑 등 모든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작가는 천지창조 그 어떤 이야기를 끄집어내도 그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장엄함에 압도될 정도로 힘을 가지고 있으며 인류 공통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이기도 하고 매우 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의미를 전한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나 아시시의 성프란치스코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고요.


▷미켈란젤로의 프레스코화, `천지창조`와는 또 어떤 다른 느낌일지 궁금해집니다. 일본에 있는 후지시로 세이지 미술관 안에 작가가 직접 디자인하고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을 한 성당까지 있다고 들었습니다. 성화를 일생의 과업으로 여기고 성경 공부를 계속하면서도 세례는 받지 않았는데요. 작가에게 성경과 신앙은 어떤 의미였습니까?

▶성서 공부를 하면서 성서가 가지고 있는 중대한 의미를 알고 성서 안에 내용이 작가 자신의 몸과 마음 안에 충분히 갈무리 되어 가는 시간을 기다리며 작업을 했습니다. 천지창조 작업은 11년간 했는데요. 끊임없이 성서에 대해 생각을 하며 그 사이 작가의 몸과 마음 안에서 신앙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평화와 사랑, 공생의 작품세계를 추구해 온 후지시로 세이지의 카게에와 1985년에 아프리카 난민 구제를 위헤 제작된 앨범 `We are the world`와도 관련이 있다면서요? 어떤 사연이 있는지요?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 관련 작품을 만들었고요. 일단 평소에 동화세계를 그리던 작가에게는 간단한 작업이 아니었어요. 과연 카게에로 사람들 마음에 호소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지 망설였기도 했는데요. 지구상에 여러 가지 빛과 그림자를 그리는 것이 한편으로는 아프리카의 기아야말로 빛과 그림자로 표현해서 전 세계에 호소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을 하면서 작업을 시작했고 그래서 아프리카 관련 자료를 모아서 보는 가운데 아프리카의 역사와 고난을 알게 되면서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모습에 감동하고 여윈 아이들의 티 없이 맑은 눈을 떠올리면서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전시회는 언제까지 이어집니까?

▶10월 12일까지입니다.


▷관람객들의 반응은 어떻게 살피고 계세요.

▶저희가 홍보가 늦어서 아직은 관람객들이 많지는 않아요. 쾌적하게 관람을 하신다고 후기를 올리시는데 일단 오셨던 분들 중에서 전시회가 감동을 받았다고 하면서 두세 번 오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리고 또 수녀님들도 찾아주시고요. 반응은 좋습니다.


▷전시회가 열리는 장소는 어디입니까?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3층입니다.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전이 한국과 일본의 어려운 관계와 국민들의 지친 마음에 어떤 메시지가 되길 바라세요?

▶양국 갈등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로 많이 지쳐 있는데요. 국경을 넘어서 또 문화와 예술로 소통하고 작가가 추구해 온 가톨릭 정신과도 통하는데요. 사랑과 평화 그리고 공생이 담겨 있는 작품으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 또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구도자의 자세로 자연과 생명을 작품에 담아낸 그림자회화의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의 전시를 기획한 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강혜숙 대표 함께 만나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윤재선 기자 

[출처] 가톨릭평화신문 http://www.cpbc.co.kr/CMS/news/view_.php?cid=805513&path=202107
[작성] 2021년 7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