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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안내] [아이와 볼만한 전시] 후지시로 세이지 –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展
등록일2021-09-01 조회수1,101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자 그림(카게에)의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의 대규모 전시가 6월 10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즐거운 관람을 위해 미리 알면 좋을 몇 가지 정보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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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노래하다>. 사진 제공 : 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카게에가 뭔가요?

그림자 그림이라는 하나의 예술 장르. 밑그림을 그리고 잘라 여러 색깔의 셀로판지를 붙인 후, 조명을 스크린에 비추면 환상적인 그림자 그림이 완성된다. 단순히 종이를 자르고 붙이는 게 아니라, 밝은 빛과 어두운 빛의 균형, 오려 붙인 재료와 질감의 투과율까지 세심하게 계산해야 한다. 후지시로 세이지는 다루기 어려운 면도칼로 작업하기로 유명한데, 칼과 자신의 손이 하나가 되는 순간을 즐긴다고. 전시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면도칼로 잘라서 투박한 선을 발견할 수 있다.
 

후지시로 세이지는 누구?

카게에라는 독특한 회화 장르를 이끌어 온 세계적인 화가. 국내외 전시를 100회 이상 개최하고 일본에 전문 미술관이 세워질 정도로 예술성을 인정받는다. 학창 시절, 여러 미술대전에서 입선을 할 정도로 유화 실력이 뛰어났지만 다양한 그림 기법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카게에에 정착한다. 이 밖에 인형극, 그림자극, 전람회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방송과 어린이 연극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작품에 담긴 의미는?

 

후지시로 세이지의 작품은 언제나 평화, 사랑, 공생에 대해 말한다. 이는 작가가 카게에를 그리게 된 계기를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었던 일본은 전쟁 이후 경제가 무너지고 사회 환경이 좋지 않았다. 후지시로 세이지는 우울한 시대의 아픔을 이겨내고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서 잿더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골판지를 오리고 붙여 카게에를 그리기 시작했다. 평화와 사랑, 공생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이어져 1985년 아프리카 난민 구제 앨범 <We are the world>에 대한 카게에를 제작하기도 했다.

작품 속 개구리와 난쟁이의 정체?

후지시로 세이지의 작품에는 큰 눈을 가진 귀여운 난쟁이가 자주 등장한다. 이 캐릭터의 이름은 ‘고비또’. 작가의 분신으로서 수많은 작품에 등장한다. 전시를 보며 아이와 함께 작품 속 고비또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한편, 후지시로 세이지는 등신형 봉제 인형극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그가 디자인한 인형극 캐릭터 ‘캐로용’은 오늘날의 펭수처럼 최고의 인기를 구사하던 스타였다. 

이번 전시, 봐야 할까?

<후지시로 세이지 –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전에는 학창 시절에 그린 유화 작품과 20대에 그린 잡지 일러스트레이션을 포함, 총 16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생각보다 많은 작품 수에 관람 시간이 조금 길지만 티켓값이 아깝지 않다. 98세의 나이에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작가는 특별히 이번 전시를 위해 <잠자는 숲>이라는 작품을 제작했다.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일생의 마지막 작품이라 생각하며 하루 7시간 이상씩 작업했다고 한다.

그림자 그림, 우리 아이가 이해하는 데 어렵지 않을까?

단순한 실루엣과 간결한 색채로 이루어진 그림자 그림은 많은 내용이 생략되어 처음 본 아이들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은 빈 공간을 자신의 상상력으로 채우기 시작할 것이다. 그림자 그림은 시각적 선입견이 없어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좋은 미술 교육이다. 게다가 후지시로 세이지의 작품은 색이 화려해서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빛의 강렬한 대비로 아이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이다.

 

 

전시를 다 본 우리 아이, 더 보고 싶다고 조른다면?

카게에의 거장답게 후지시로 세이지는 여러 권의 카게에 그림책을 출간했다. 하지만 국내에는 단 한 권만이 정식 출판되었다. 일본의 동화 작가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 철도의 밤>을 카게에 기법으로 그려낸 동명의 책이 그것. 만화영화 <은하 철도 999>의 원작인 <은하 철도의 밤>은 조반니가 캄파넬라와 함께 기차를 타고 우주여행을 하며 사랑과 희생에 대해서 배우는 내용이다. 후지시로 세이지는 원작의 환상성과 드넓은 우주의 아름다움을 카게에로 표현하여 사랑과 공생이라는 이야기의 주제를 신비롭게 전달한다. 작가의 독창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아 1983년, 브라티슬라바 국제원화전시회에서 황금사과상을 받았다.

허영은 에디터 

[출처] 베스트베이비 https://www.smlounge.co.kr/best/article/48326

[작성] 2021년 6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