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그림자 회화’(카게에)의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98)의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전’이 오는 6월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지난해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미뤄져 어려운 준비 기간 끝에 여는 전시회다. 6월 전시에 앞서 주최 측(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은 지난 1일부터 3월31일까지 일정으로 교보문고 핫트랙스(광화문점)에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전’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위로가 필요한 시기, 마음을 보듬는 작가의 희망 메시지를 소품으로 미리 대중에게 소개하기 위해서다.
이번 팝업 스토어에선 후지시로 세이지가 수십 년에 걸쳐 시대의 얼굴을 장식했던 잡지, ‘삶의수첩暮しの手帳’ 표지 일러스트 스페셜 모음을 우표형 스티커로 만날 수 있으며,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를 손안에 소장할 수 있는 필름 북마크 등 작가의 섬세함이 묻어나는 다양한 아트 상품을 미리 만날 수 있다.
카게에는 밑그림을 그리고 잘라 셀로판지를 붙이고, 조명을 스크린에 비추어 색감과 그림자로 표현하는 독특한 장르의 작품을 말한다. 후지시로 세이지는 동화적 상상과 환상의 작품으로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일본의 디즈니’라는 아낌없는 찬사를 받고 있다. 라이팅 간판 광고의 효시이며, 버스 정류장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라이팅 광고 매체의 모티브라 할 수 있다.
미리 만나는 아트 라이팅 판화 가운데, 작가의 수많은 작품에 등장하는 작고 귀여운 난쟁이 ‘고비또’는 작가 후지시로의 분신이다. 특히 난쟁이 ‘고비또’의 탄생이 된 모노크롬 작품 ‘돈치키뿌-(1955)’, 작가의 작품에 기타바타케 야호(1903∼1982)가 시를 입힌 ‘하늘을 나는 난쟁이(1953)’, 일본 열도를 달군 스타 ‘캐로용(2014)’ 등이 아트 라이팅 판화(한정판)로 선보인다.
6월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전시에는 희망 사랑 평화 공생을 주제로 한 동심 가득한 작품 150여 점이 전시된다. 후지시로 세이지는 1924년 도쿄 출생으로, NHK방송 개국 실험방송부터 방송콘텐츠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그의 전시 개막 앞서 일왕이 내방할 만큼 왕실과의 인연도 깊다. 98세의 고령임에도 현역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세계적인 카게에 거장이다.
후지시로 세이지는 “한국 전시에 온 마음을 쏟고 있다. 수많은 작품 가운데 ‘잠자는 숲’은 한국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했다. 나는 한국을 잘 알고 싶고, 한국을 더 가까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강혜숙 대표는 “후지시로 세이지의 섬세함과 동심 가득한 작품들이 많은 국내 애호가들을 만나 일상에서 다양한 공간에서 위로와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출처] 세계일보 https://url.kr/768ha9
[작성] 2021년 2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