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뉴스프리존]편완식 미술전문기자= 100세 작가의 ‘아날로그 감성’이 청소년 가슴에 촉촉한 봄비가 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에열리고 있는 카게에(그림자회화)의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 ‘오사카 파노라마’전에 학생들의관람이 줄을 잇고 있다. 쇼츠와 게임에 빠져 있는 자녀들의 디지털디톡스에 안성맞춤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학부모들이 적극 관람을 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자 회화 장르를 개척한 후지시로 세이지는 일본에서 100회 이상의 대형 순회 전시를 개최하였고, 그림자극만도 2,000회 이상 상연하였다. 수공적 아날로그 미학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디지털 홍수 속에 휘둘려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후지시로 세이지 작품은 각별하게 다가온다. 더욱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많은 고민과 두려움 속에 갇혀 있는 청소년들에게 아날로그적 감성은 작은 숨통이 되주고 꿈을 꿀 수 있는 촉매제가 되준다 . 핸드폰 등 스크린을 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중력이 흐려지고, 스트레스와 불안, 뇌기능이 저하된다는 과학적 사실도 아날로그 감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방적인 쇼츠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더욱 자극적인 것들에 빠져들게 마련이다. 소중한 시간들은 무의미하게 소비하는 결과를 낳는다. 교육전문가들이 아날로그 감성이 어느때보다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실제로 신학기가 시작되고 학교 단체로 전시를 관람한 한 청소년 관람객은 카게에의 섬세한 기법과 색채의 찬란함이 놀라워하고 있다. 교육 관계자들도 “동화속 세계처럼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는 주제 의식과 장인정신에 감동을 받았다”며 “후지시로의 폭넓은 인문학적 감수성이 카게에라는 감각적인 표현기법과 잘 어우러진 독특한 전시였다”고 평했다. 또한 교육자로서 성장하는 청소년들이 100세 작가의 창의적인 작품을 통해 감수성을 배양하고 예술가라는 직업에 대해 경험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를 소재로 한 ‘첼로 켜는 고슈, ’은하 철도의 밤‘ ’달밤의 전봇대‘와 세계의 민담을 다룬 ’세개의 오렌지‘ ’주머니쥐의 꼬리털‘ ,’난쟁이의 이사‘연작 등이 소개된다.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오사카, 교토, 나가사키 등 일본의 풍경을 담은 작품들도 선보인다.
전시 관계자는 “고도성장기 일본 대중문화예술 발전의 중심에는 후지시로 세이지가 있었다”며, 후지시로 세이지가 한평생 천착해온 사랑·평화·공생의 메시지에는 한·일 관계가 좀 더 나아지길 바란다는 작가로서의 바람과 인류에게 전하는 교훈이 있다“고 말했다.
’오사카파노라마‘은 오는 4월 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