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게에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 '오사카 파노라마展' 지난 1월 26일부터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 그림자 회화(카게에) 거장으로 불리는 일본 작가 후지시로 세이지의 전시가 열렸다. 이번 전시는 올해 100세를 맞은 작가의 기념전으로 인류가 이 땅에서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길 바라는 작가의 메시지가 녹아 있다. 조선 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선녀와 나무꾼' 시리즈와 6m가 넘는 초대형 타워 작품을 비롯한 대표작 200여 점을 공개하는 이번 전시에는 '겟세마네에서의 기도'와 '최후의 만찬'을 포함한 성화 작품들도 있어 그 특별함을 더한다.
카게에의 '카게'는 그림자, '에'는 그림을 뜻한다. 스케치한 그림에 빛이 투과될 부분을 하나하나 오려내 그 뒤에 셀로판지나 조명 필름으로 색채를 입히고 빛을 투과해서 완성해 가는 장르를 말한다. 후지시로는 전쟁 직후 도쿄에서 골판지와 전구를 사용해 카게에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십 대에 이미 일본의 독립미술협회전, 국화회전, 춘양회전, 신제작파전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지만, 카게에에 전념하며 그 방면에 독보적인 존재로 거듭났다. 그림자 회화 장르를 개척한 후지시로 세이지는 일본에서 100회 이상의 대형 순회 전시를 개최하였다. 그림자극 상연 횟수만도 2천 회 이상에 달한다.
이번 '오사카 파노라마展(전)'은 그의 역사적 발자취를 담은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거장의 탄생을 예고한 모노크롬의 '서유기'와 '목단기' 시리즈를 비롯하여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를 소재로 한 '첼로 켜는 고슈', '은하철도의 밤'과 우리에게 친숙한 오사카, 교토, 나가사키 등 일본의 풍경을 담은 작품들을 소개한다. 그의 작품은 인문학적인 주제는 물론 일본의 경제·사회적 변화, 자연과 재해 등 다양한 환경의 변화상을 투영한다. 그중에서도 하나님의 위대함과 인류에게 전하는 지침을 담은 성경을 후지시로는 필생의 과업으로 여겼다.
'오사카 파노라마展' 공식포스터. 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제공 후지시로는 성경을 읽을수록 메시지의 크기와 무게에 압도되어 시각적으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였다. 성경이 가지는 중대한 의미를 알고 그 내용이 자신의 몸과 마음에 충분히 갈무리 되어가는 시간을 기다리며 성화 작업을 하였다. 천지창조 작업은 그렇게 11년간에 걸쳐 완성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노아의 방주', '예루살렘 입성', '예수의 부활'과 '진홍가슴새 이야기' 연작을 비롯한 15점을 소개한다.
카게에 제작은 모든 것에 빛을 비추어 생명을 불어넣는 수작업으로, 흑과 백 속에서 그 원점을 찾을 수 있다. 카게에가 지닌 신비한 상징성은 흑백 속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작가는 카게에 성화를 통해 만물을 지배하는 하나님의 위대함, 성경이 지닌 깊은 의미와 희망을 느낄 수 있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는 한편, 한 세기에 걸친 나의 작품들이 한국 관람객들의 마음에 닿길 바란다는 100세 현역 작가로서의 소회를 밝혔다.
'오사카 파노라마展' 홍보대사 후지모토 사오리. 노컷TV 캡처 한편 '오사카 파노라마展'의 홍보대사로는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활약중인 방송인 후지모토 사오리씨가 위촉되었다. 이번 전시는 지난 1월 26일부터 4월 7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되며, '타임티켓' 홈페이지를 통해서 예매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