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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전시 종료
[연장]이용순 달항아리전展 -그림자그림과 달항아리의 절묘한 만남
기간2023.08.25 ~ 2023.10.29 장소후지시로 세이지 북촌스페이스 주최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빛을 머금은 어질고 둥근 맛
이용순 달항아리 초대전
 
 
빛과 어둠(그림자)은 동전의 양면 같은 존재다빛이 있어야 어둠도 있고 어둠이 있어야 빛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게 된다일본의 카게에(그림자 그림)대가 후지시로 세이지 북촌스페이스에서 이용순 작가의 달항아리를 맞이한다. 빛을 상징하는 백자 달항아리와 그림자 그림의 절묘한 어우러짐이라 하겠다이번 전시는 자신만의 예술인 외길을 걸어온 이들에 대한 예우로 한국예총(이범헌 회장)이 특별히 후원하는 행사이다. 이용순 작가는 조선 백자 달항아리의 조형미를 제대로 구현해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요즘들어 달항아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미술사학자 최순우 선생과 김환기 화백이 생전에 달항아리를 한국미의 전형으로 칭송했던 사실이 소환되고 있다흰색()을 머금은 풍만한 자태가 MZ세대의 마음마저 훔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순우 선생은 글 백자 달항아리에서 한국의 흰 빛깔과 공예미술에 표현된 둥근맛은 한국적인 조형미의 특이한 체질 가운데 하나라고 꼽았다따라서 폭넓은 흰빛의 세계와 형언하기 힘든 부정형의 원이 그려주는 무한한 아름다움을 모르고서 한국미의 본바탕을 체득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더구나 조선 백자 항아리들에 표현된 원의 어진맛은 그 흰 바탕색과 아울러 너무나 욕심이 없고 너무나 순정적이어서 마치 인간이 지닌 가식 없는 어진마음의 본바탕을 보는 듯하다고 썼다아무런 장식도 고운 색깔도 아랑곳한 것 없이 오로지 흰색으로만 구워낸 백자 항아리의 흰 빛의 변화나 그 어리숭하게 생긴 둥근 맛을 우리는 어느나라 항아리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데서 대견함을 느낀다고 했다.
김환기 화백은 미에 대한 개안이 우리 항아리에서 비롯되어 조형과 미와 민족을 도자기에서 배웠다 나의 교과서는 도자기일지도 모른다고 고백을 했을 정도다.
그러하면 아픈 역사이나 과연 조선의 백자 항아리를 바라보는 일본인의 시각은 어떠했을까? 일본의 근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서정시인 무로 사이세이(室生犀星18891962)는 종전후 가루이자와 미술점에서 만나 짝사랑하게 된 백자항아리를 흥정끝에 11년만에 겨우 집으로 들이며, 달항아리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글을 이조부인李朝夫人이라는 표제로 1956년 잡지 삶의 수첩(しの手帖)에 기고했다. 당시 작가는 부드럽게 부푼 몸통은 보름달처럼 아름답고, 질감은 여자의 피부처럼 섬세하며, 유백색 유약의 몽환적인 옅은 연두빛은 꿈결처럼 희미한 황갈색의 광선처럼 보인다고 표현했다. 하얀 달항아리의 가련한 입을 보아 그녀는 누가 봐도 뛰어난 미인이었고, 영롱하고 청아한 이조 부인의 육체적 아름다움에 밤낮으로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고 했다. 또한 이조백자는 투명감이 풍부하기에 사람의 마음을 숙연하게 하는 경지에 이르는데 이는 그 특유의 은은한 향을 뿜어냄에 있다며 달항아리에 대한 아낌없는 사랑을 그려냈다. 조선의 상징 순백의 달항아리는 시대를 초월하여 지금 세계적으로 안목 높은 이들에게도 역시 매력적인 존재로 다가왔다. 벨기에의 디자이너이자 아트컬렉터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악셀 베르보르트도, 재일교포 건축가로 잘 알려진 이타미 준도, 어질고 순박한 달항아리의 맥을 잇고 있는 이 시대의 장인 이용순 작가를 몇 번이고 찾았으며, 그의 달항아리를 그들의 공간에 앉혔다.
이번 전시에 초대된 이용순 작가는 금사리 백자 파편을 평생 품에 안고 조선백자의 맛을 구현하며 반세기 가까이 보내왔다자신의 손끝이 시키는 대로 빚어낸 둥근맛과 의젓한 곡선미, 장작불이 만들어 내는 요변에 절로 어깨춤이 나온다고 했다불가마에서 달덩이 같은 백자를 꺼내 들 땐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기분이라 한다. 박서보 화백이 이용순의 달항아리를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일 게다.
세계적인 후지시로 세이지 그림자 그림을 배경으로 이용순의 영롱한 달이 뜨는 멋진 풍경이 기대된다.
 
-후지시로 세이지 북촌스페이스 아트디렉터 강혜숙
 

전 시 명 : 이용순 달항아리전 Lee Yong Soon, Moon Jar

                 그림자그림과 달항아리의 절묘한 만남

전시기간 : 2023825~ 924

전시장소 :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92 후지시로 세이지 북촌스페이스

관람연령 : 전체관람가

주최주관 : 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문 의 : 02-774-4980